2014. 04.17

하루하루의 아주 평범한 일상..

그리고 밥과 국, 김치뿐인 단촐한 밥상 마져도..

송구스러워 편안한 블로깅을 할 수가 없었어요.

아직도 매우 많이 조심스럽지만...

조용히.. 요란하지 않게 제 할 일을 하며 마음속으로 기도하겠습니다.

제과시험 합격 발표는 지난 주에 있었지만..

이런 자랑도 사치인 것 같아 조용히 담아 두었다가..

조심스럽게 꺼내 봅니다.

그리고..

아래부터는 나름 자세히 적어본 저의 제과시험 후기입니다.

제과시험 준비중인 분들 조금이라도 도움 되시라고 좀 길게 썼으니..

지루하신 분들..스크롤바 바로 내리셔도 좋습니다..^^

떨렸던 지난 4월9일...수요일.

제과시험 치루고 왔습니다.

시험날 출근시간과 맞물려 시험시간 놓칠까 불안해서 아침 일찍 서둘렀는데..

동부상설시험장까지 딸랑 30분 걸렸네요.. ㅡㅡ

도착하니 동부상설시험장 문도 잠겨있고.... ㅠㅠ

차안에서 기다리다  시간맞춰 시험장에 들어갔어요.

조리복으로 갈아입고 책보고 있다가  순간 아차 싶은 게!

필수 준비물인 계산기를 안 가져왔네요.. 쩝.

머리도 나쁜애가 계산기 없음 클나는데.. 

곧 시험시작 할텐데... 나갈까 말까 심하게 고민하다가

부랴부랴 나가서 계산기 사려는데, 그 집 카드 단말기에 오류가 나서 다시 현금 뽑아다 계산하고.. ㅡㅡ

그 안에 시험 시작 될까봐 어찌나 불안하던지. ㅠㅠ

드디어 시험장에 입실.!

들어서자마자 작업대에 젓가락과. 스패튜라, 비닐 짤주머니를 보고 롤케이크인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시험지 받아보니 젤리롤케이크.. 

오케이 나름 자신 있었어요..

하지만 ..

시험이 시작되자마자  갑자기 코피 터지고... ㅠㅠ

그 와중에 조리모는 핀으로 고정했는데도 자꾸 흘러내리고.. ㅠㅠ

위생점수 중요한데 윗옷은 코피로 분사되어 있으니 이거 참 걱정되더라구요.. 

아까 계산기부터 오늘 뭔가 조짐이 안 좋아 무척 불안했었죠.

설상가상으로..

내 자리에 있는 휴대용 가스렌지는 점화도 잘 안 되고..

몇번을 시도한 끝에 겨우 켜졌다 싶었는데 화력도 약하고..

가스가 없는지 곧 꺼지더라구요.. 이런~~ 젠장. 

젤리롤케이크 연습할 때는 꼭 더운 공립법으로..

달걀온도 40~60도로 온도도 맞춰가며 아주 정직하게 연습을 했었지만..

시험장에서의 내 가스렌지는 화력도 약한주제에..  가스도 나가버리고..ㅜㅜ

바꿔달라고 하기엔 코피 때문에 이미 시간이 지체된 상황이라..

조용히 그냥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달걀의 온도는 22도 밖에 안 나왔구요..

어쩔 수 없다며 그대로 믹싱을 시작했어요.

22도 밖에 안 되는 달걀을 붓고 믹싱 시작했구요..

대신 따뜻한 물을 믹싱볼 밑에 계속 받쳐 믹싱볼을 데워주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어쨌거나.. 달걀을 위에서 그었을 때 그 형태가 6~초 정도 유지되면 믹싱 멈춰도 되고요..

체쳐 놓은 밀가루와 우유를 섞습니다.

젤리롤케이크 반죽온도는  23도에서 오차범위 1도씨입니다.

저는 반죽온도 24도나와서 일단 안심했구요..

참고로 달걀거품은 따로 스텐볼에 옮기지 않았구요..

믹싱볼에서 밀가루 넣고 마지막에 우유 넣었습니다.

그리고 믹싱볼에서 섞을 때 바닥에 놓으면 보기 안 좋아요.

내 전용 의자가 있으니 의자위에 올려 놓고 하면 높이도 적당하니 좋더라구요.

그담.. 비중계산해야 되는데요

그런데 저는..

롤케이크의 비중은 0.50에서 오차범위0.05였거늘..

이게 생각이 안 나는 거예요.. ㅠㅠ

동부시험장은.

시험지 위에 물 무게와 반죽 무게를 직접 적고..

 계산해서 비중을 적어 놔야 하거든요.

제 반죽의 비중은 정확히 0.50이 나왔었습니다..

그런데 순간 내 머리속에 지우개가 출동하는 바람에..

0.40이 맞다고 생각한 거예요.

그래서 비중 계산법을 조작해서.. 억지로 0.40맞춰서 적었어요.. ㅜㅜ

덕분에 비중점수 4점은 미련없이 날려버렸네요.. 쩝.

롤케이크를 말다가 터지는 경우가 많으실 거예요..

이때 아주 중요하더라구요..

윗부분이 골고루 절대적으로 편평해야 해야돼요...

한쪽은 높고, 다른 한 쪽은 낮은 상태에서 구우면 100%터져요.

스크래퍼로 대각선으로 왔다갔다 그어주고.. 

전체적으로 골고루.. 편평하게 반죽을 고르게 해주세요.

그리고 공기를 빼주는 작업, 팬을 탕탕 두 어번 내리쳐요.

반죽 3큰술 정도 남겨 놓구요.. 비중쟀던 반죽을 합쳐요..

시험장에서 제공하는 캬라멜 색소를 가져다가 무늬용 반죽을 만들어요.

오븐온도는 180/160으로 미리 예열해놨어요.

이 온도는 동부시험장 오븐 기준이구요..

저는 윗부분에 색이 나기 시작할 때 170/150으로 낮춰 구웠는데요..

결정적으로 여기서 아주 큰 실수를 했어요..

보통 롤케이크는  20~25분정도 굽는데..

저는 시간 계산을 잘못해서  40분을 구운 거예요.. ㅡㅡ;;;;; 

다행히 윗색이 티가날 정도로 진하진 않았지만..

유산지를 벗겨보니.. 안쪽에 색이 좀 진했어요.. 

감독관님이 보기전에 얼른  딸기잼을 바르고.. 후딱 말아 버렸습니다.. 

이렇게 딸기잼을 바르고..

우리는 초보니까요..

스패튜라로 앞쪽에 선을 3개정도 그어주세요.

그냥 살짝 눌러 선을 그어주시면 되고요..

처음에 저 선그은 부분을 밀대로 꾹꾹 눌러 약 4초간 고정시킨 후..

그 다음부터는 재빠르게 휘리릭~ 말아주면 단단하게 말려요.

끝부분에 가서 밀대로 10초정도 고정하는 거 잊지 마시고요.

집에서 연습할 땐 젖은 면보 위에 놓고 말았지만.

저는 면보는 안 가져갔어요..

시험장에선 유산지와 전용 밀대가 제공되니 걱정 안 하셔도 되고요..

유산지에 기름을 바른 후..(기름과 붓도 다 준비되어 있어서 가져다 쓰면 돼요)

오븐에서 나온 반죽을 딱히 한 김 식히지 않아도 되고요.. 바로 유산지나 면보 위에 냅다 던져요.

그리고 분무기로 특히 모서리 부분에 살짝 뿌려 잠시 불렸다 떼어내면 상처 없이 유산지를 벗겨낼 수 있습니다.

 완성팬에 유산지 깔고 그 위에 젤리롤케이크를 옮긴 후.. 내 등에 달려있는 번호판을 떼어서 롤케이크 옆에  놓고 같이 제출해요.

그리고 뒷정리 하고 설거지 못한 거 있음 마무리 하고 퇴실하시면 돼요.

그날 보니 중간에 설거지 하시는 분들이 계셨어요..

롤케이크 시간이 그닥 넉넉하지 않은데.. 중간에 설거지까지 하면...움

작업대 밑에 공간이 충분하니.. 그릇은 밑에 차곡차곡 쌓아두심 돼요.

설거지 하는 분들이 안타까웠는지..

감독관님이 설거지 하지 말라며.. 시간없다고 계속 말씀하시더라구요.

제과는 중간에 설거지 할 틈이 없는 거 같아요.

그리고 저는 독학으로 연습했기 때문에..

시험장의 오븐과 믹싱기의 사용법을 몰라 이 부분이 가장 두려웠어요.

그래서 미리..시험전에 동부상설시험장 오븐과 믹싱기를 검색해서..

사용법을 미리 공부해놓고 갔어요..

친절하게 사용법과 순서를 포스팅 하신 분들이 계셔서 아주 큰 도움 됐었구요..

저처럼 독학하시는 분들은 검색하셔서 미리 눈으로 익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시험장에 도우미 분들이 계시는데요..

그 분들께 여쭤보면.. 화도 안 내고..  아주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세요..

어쨌거나 젤리롤케이크는 저한테는 많이 어렵지 않은 품목이었죠.

하지만 역시 시험이라 긴장되는 건 사실이예요..

앉아 있는데 앞치마가 파르르 떨리더라구요..ㅎㅎ

저는 긴장하면 알고 있는 것도 생각이 안 나는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어요..ㅠㅠ

이날도 분명 외우고 공부하고 갔는데도  실수를 하는 바람에...일주일동안 자책하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역시 시험은.. 미리 완벽하게 준비 되어 있어야 

어떤 품목이 나와도 당황하지 않고 잘 해낼 수 있나 봅니다.. 

이제 제빵준비해야하는데..

산업인력공단이 울산으로 이전하는 바람에..

5월달에는 시험이 없는 거 아시죠..?

제과제빵은 물론 조리기능사 시험도... 

국가기술자격 시험은 5월 말이나 6월부터 시작 되더라구요.

5월 30일날 있는 제빵시험에 미리 접수하려고 들어갔는데..

시간을 놓쳐 다 마감 됐네요... ㅠㅠ

어쩔 수 없이 6월달에 시험을 봐야겠습니다.

시간이 좀 넉넉한 거 같으니.. 여유있게 제빵연습하려구요..

 제과제빵 시험 준비중인 모든 분들..모두 좋은 소식 있었음 좋겠구요..

특히 독학하시는 분들... 화이팅입니다~~